경제뉴스 섬네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있어서는 않될 단어를 들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도 이런 말은 처음 들었을 것 같고, 이 말을 듣고 기분이 그리 썩 유쾌하지는 않았을 듯 한 말입니다. 그것은 바로 구글 정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최근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인 삼프로TV에 출연해 미래 정부의 플랫폼화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주장하면서 이를 요약한 말로 대한민국을 구글 정부로 만들어갈 생각이 있다고 표현한 것입니다.

 

이렇게 비유한 표현이 어떤 의미인줄 알고 한 말일까요? 구글 애드센스로 수익형 블로거를 꿈꾸고 있지만 저는 이 표현을 듣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구글은 다 알고 있다!

구글에서 제공하는 이메일, 구글 맵, 플랫폼, 구글 포토, 구글 드라이브, 크롬 등 여러가지 서비스중에 단 하나라도 그것을 이용하려면 구글 계정을 만들어야 합니다. 구글 계정을 만들때는 이름과 전화번호, 이메일정보를 제공하고 가장 중요한 걔인정보 수집에 동의해야합니다.

 

조금더 들어가서 구글 페이 같은 서비스를 이요한다면 신용카드와 주소정보, 생년월일 정보를 제공해야합니다. 한마디로 구글이 주는 편리함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구글이 원하는 걔인정보의 모든 것을 제공해 줄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뭐? 다른 플랫폼에 회원가입 할때도 제공하지 않나?

 

구글과 다른 플랫폼과의 차이는 제공되는 사용자 정보를 가지고 또다른 정보를 가공하거나 수집하는 능력에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크롬 브라우저를 예를 들어 설명드릴께요.

 

크롬을 이용할 때는 로그인 할 필요는 없지만, 구글은 자동완성(autofill) 기능 등을 통해 핵심 걔인정보를 긁어갑니다. 자동완성은 신용카드를 비롯한 결제정보나 패스워드뿐 아니라 방문했던 사이트의 URL까지 알아서 채워주는 기능입니다.


저도 그렇지만 구글 이용자는 좀 더 편리한 활용을 위해 구글 계정으로 크롬에 로그인하면 동기화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정보들이 그대로 구글 서버로 전송됩니다.


만약 당신이 크롬에 로그인한 상태에서 웹페이지에 접속하면 브라우징 이력을 비롯해 패스워드, 쿠키, 웹 사이트 접속 정보, 다운로드 이력 등 각종 정보가 곧바로 구글로 전송되어 사실상 이용자의 모든 활동 이력을 실시간 추적당합니다.


크롬의 시크릿 모드는 어떨까요? 시크릿 모드로 설정해 놓고 사용해도 구글의 추적은 계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한바탕 논란이 일기도 했으며, 안드로이드 기기를 사용하더라도 구글은 이용자들이 어떤 앱을 까는지, 그 앱을 언제 어떻게 이용하는지 손바닥 들여다 보듯이 파악하고 있습니다.

 

 

윤석열의 구글 정부

윤석열 후보는 삼프로TV 출연 마지막 쯤 '정부의 시스템 자체도 AI화, 플랫폼화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얼마전 의협을 갔더니, 병상이 생겨도 누구를 보내야 할 지 판단이 안 선다고 하더라. 병상에 누구를 보내야 할 지 자동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정보를 가공해서 쓸 수 있도록 데이터화 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듣기에는 그럴듯한 내용이었습니다. 필요한 정보를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만 사용한다면 문제될게 없죠. 우리가 제공하는 걔인정보도 수집요청의 안내문 대로만 사용된다면 뭐가 문제되겠습니까?

 

윤석열 후보가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면서 앞으로 만들어가야할 정부를 표현하면서 '구글 정부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글 정부 랍니다.

 

구글 정부로 만들어 나갈 것!!

 

개인적으로는 얼마나 섬뜩하고 불쾌한지 모르겠습니다. 구글이 어떤 기업인지, 어떤 문제로 전 세계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지 알고 있다면 대통령 후보가 이런 표현을 사용하지는 못했을 겁니다.

구글정부 윤석열

 

저는 이 말을 듣고 내가 활동하는 모든 시간 모든 것들을 정부에 감시당하고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마치 그가 검찰 출신이었기에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며

전 세계 어떤 정부에서도 정부의 시스템화를 주장하면서 구글 정부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습니다. 아니 쓸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구글의 걔인정보 감시 수집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있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유럽연합에서는 이런 문제로 구글이 조사를 받거나 소송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몇년 전부터 내가 필요한 물건을 찾아보다가 다른 페이지를 열어도 그때 찾아본 상품 광고가 계속 뜨는게 신기했습니다. 구글은 이러한 개인 맞춤형 광고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죠.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광고를 나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구글은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해야 가능한 기술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정부를 만들겠다니... 무섭고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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